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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새로운 실루엣, Slim & Soft
부드러운 남자가 대세다. 사실 메트로 섹슈얼, 위버 섹슈얼에서 가스트로 섹슈얼에 이르기까지 최근 소위 뜬다는 남자들은 모두 기존에 여성적 감각이라고 정의되었던 성향을 겸비한 신인류 남성들을 조명하고 있다. 남성이 갖춰야 할 근육의 힘과 감정을 배제한 냉철함이라는 가치와는 상반되는 부드럽고 감성적이며, 심지어 여성들보다 더 섬세한 감각을 자랑하는 남성들이 주목을 받는 데에는 그만큼 현대의 사회가 감성적 소통과 디테일을 강조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듯 사소하게 지나쳤던 디테일들에 주목하고 외출을 위해 몇 시간씩 투자하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치 19세기 보 브럼멜, 보들레르가 다시 살아 돌아온 것처럼 옷차림의 세세한 디테일에 신경을 쓰고 예의범절, 문화와 여가 생활 등과 같은 일에 전심전력을 다하는 남자들. 19세기의 댄디들과 차이가 있다면, 과거의 댄디들은 사회의 마이너리티로 조롱받고 무시당했었다면 현대의 새로운 댄디 그룹들은 오히려 그들의 이런 성향으로 인해 사회에서 승승장구하며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여성적인 남자가 대세

이러한 새로운 21세기 댄디들을 위해 남성복 트렌드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는데 다름 아닌 여성적 취향의 적극적 수용이다. 2008 가을 겨울 프라다의 남성복 런웨이의 다소 황당하고도 신선한 컬렉션을 혹시 기억하고 있다면 남성복에서의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08 가을 겨울 남성복 컬렉션에서 프라다는 힘과 권력을 갖고 있는 남성과 쉽게 부서질 것 같은 연약한 남성 사이에 놓여 있는 새로운 남성상을 그렸다. 어찌 보면 현재의 남성들이 서있는 그 어정쩡함을 잘 표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뭔지 모르게 프라다의 컬렉션은 우리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나 남성적일 것만 같은 슈트에 여성적인 곡선을 접목하고 여성의 블라우스에서나 찾아봄직한 여밈 방법을 사용한 남성 셔츠 등 남성복에서도 이렇게 여성적 뉘앙스를 담는 작업이 서서히 시작된 것이었다. 최근 모 백화점에서 진행했던 ‘다비드 프로젝트’는 남성들의 감춰진 실루엣을 찾아주고 기존의 박시(상의는 몸에 달라붙고, 하의는 여유가 넘치는 스타일)했던 남성복 트렌드와 달리 보다 슬림한 실루엣으로 가는 남성복의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이었다고 하니, 한국에서도 이러한 슬림 앤드 소프트 남성복이 앞으로 대세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성적인 남성미의 의외성에 주목하라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남성복 스타일들이 강세를 보일까. 기존의 딱딱함, 전형적 반복에서 오는 식상함을 뒤로하고 여성의 곡선미, 디테일의 의외성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들어 많은 브랜드에서는 소프트한 실크 소재로 된 셔츠류들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남성성의 대명사로 통했었던 타이 대신 프린트가 강한 스카프를 코디한다. 실크 셔츠를 대신해 더 자주 보이는 스타일은 아예 니트 톱을 받쳐 입는 것이다. 사회적이 남성의 옷차림을 강조했던 과거와 달리 오히려 매우 사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전체적인 실루엣도 슬림해지고 코트나 재킷류에서도 허리선을 강조한 스타일들이 강세다. 바지의 길이도 점차 짧아지고 슬림해지면서 복사뼈를 살짝 치고 지나가는 정도의 길이가 세련된 느낌을 주고 있다. 유행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남성복에서도 시즌마다 유행하는 실루엣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심지어 요즘에는 여성복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숄더백 스타일이나 목걸이, 심지어 코사지까지 포인트로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는 남성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섬세함 부드러움이 필수요소

사실 이러한 여성적인 부드러움을 접목한 남성복의 유행은 몇 년 전부터 20~30대에서는 이미 유행하고 있는 현상 중 하나였다. 그런데 최근의 트렌드의 놀라운 현상은 비단 젊은 남성들뿐만 아니라 40~50대의 남성복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유행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특히 최근 대기업들이 캐주얼화를 선언하면서 중년 남성복에서의 트렌드 접목은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이다. 예전에 패션 취향에 대해 관심이 있는 남성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았다면 이제 남성복에서도 여성복과 같은 섬세함, 부드러움은 필수 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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