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불경기 속에서 다들 추석을 보내느라 바쁘게 지냈을것이다.
종종 우리의 시골을 풍년의 풍요롭고 여유로운 고향으로 표현하지만 실제로도 우리의 시골은 그럴까?
도시인들은 그저 우산을 챙겨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생각하거나 무의미한 단어로 생각되는 태풍과 서리 병충해 가뭄 홍수등에 대해서도 농민은 일년의 농사의 결실을 지켜내기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걸고 자연에 맞서서 묵묵히 이겨내며 치열하게 자연뿐 아니라 자신과 싸움을 계속하는 삶의 현장인것은 솔직히 말로만 알지 직접적으로 공감하진 못할것이다.
더군다나 일년간 변변한 소득없이 오직 가을 추수에 많은 경제적 수입을 기대고있는 농민에게 올해의 농사는 분명 풍요로운 풍년이다. 하지만 외형적 풍년이 곧 경제적 풍요는 아니다. 너무 풍년이 든데다 외국과의 농수산물 협정에 의해 값싼 농산물이 밀려와서 엄청난 가격 폭락속에 우리의 농촌은 풍년속의 흉년을 맞는 이상현상으로 피눈물을 흘리고있다.
2009년 생산농가에서 80㎏ 쌀 한 가마당 최소 16만 원 이상은 돼야 겨우 생산원가를 맞춘다고 한다. 지난해 생산지 쌀값이 15만에서 16만 원 선이었다. 그런데 올해엔 13만 원대까지 하락을 했다. 이정도의 쌀값으론 적자를 면할 수가 없다. 더욱이 자작농이 아닌 소작농의 경우엔 비료값 농약값도 건지기 힘든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실제 시골에는 소작농의 비율이 생각외로 많다. 외지인들이 땅의 소유주인 경우도 많다. 더욱이 요즘은 귀농으로 인해 초창기 소작으로 현지 적응을 하는 신세대 농업인들이 많이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
뭐 누구나 아는 쌀이 국가안보에 가장 근본이라는둥 쌀이 무기화되는걸 경계해야 한다는 그런말은 하고 싶지않다. 그런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있는 것이기도 하기에 나까지 떠들어 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것은 거창한것이 아니다. 국제적인 경쟁속에서 경쟁력을 키우라고 무한 경제속에 농민을 내동댕이 쳐두고서는 반대로 자동차와 전기 전자 산업에서는 더할나위없이 국가가 보호하고 육성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과 걱정 그리고 분노를 느낄뿐이다.
분명 파이의 분배로 모두가 배부르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지금이 새마을 운동할때의 가난한 시절도 아니고 전후직후의 낙후한 산업체계를 가진 상황도 아닌데 굳이 편파적인 지원이 말이 되느냔 소리다.
겉으로 보이는 경제의 성장뒤에 우리의 행복을 담보로 하고 도대체 무엇을 향해 전력질주 하는건지 물어보고 싶다.
스위스 네덜란드 뉴질랜드같은 나라들은 선진국이지만 산업국가는 아니다. 농업과 관광산업 그리고 금융에 주력하는 국가에 가깝다. 이러한 국가는 우리와 비슷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기에 역사 또한 우리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그렇다면 이러한 선진국을 모델로 해야 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모델로 삼고있는 미국경제는 풍부한 자원과 넓은 땅을 활용하는 경제다. 왜 우리가 그런 조건이 다른 경제모델을 따라하는가...
더욱이 경제적 지표만 맹신하고 경제적 성장만을 목표로 획일적이고 비인간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을 모델로 삼아서 경제를 이끌어 갈필요가 있는가....
솔직히 지금의 경제는 그러한 경제목표를 따라 왔기에 이룩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그부분에는 나역시 인정한다. 하지만 어느정도 발전을 이룬 상황에서 굳이 우리만의 독자적 경제정책을 못펴고 있다는게 너무 안타깝다.
한국은 태평양축과 아시아축을 가로지르는 십자로에 위치했으며, 종축으론 러시아의 시베리아철도가, 유럽과 아랍지역까지 연결되어있고 횡축으론 러시아 중국과 일본의 해상로가 확보될뿐아니라 아시아 호주 유럽과 아메리까 까지 연결되어있기에 정보과 물류 기술이 움직이는 천혜의 요지이다. 그렇기에 금융이 꽃피기에 더없이 좋은 자리에 위치한 경제적 요지이며 해상교역의 중추적 위치다.
군사적으론 세계 최고 군사 강대국들인 중국, 일본, 러시아사이에 끼어 있고 미국역시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있기에 현대적인 핵무기 시대에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배치 될경우를 생각한다면 우리나라를 선점하는 나라는 이 3개국을 모두 견제할수있는 동아시아와 태평양의 군사적 요충지 중 한곳이다.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굳이 산업을 키우기는데만 열중하여 해상 중계무역과 삼면이 바다인 동시에 산으로 덮힌 풍부한 산림해양자원조건을 활용한 관광자원을 육성시키지 못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좁은 땅이지만 군사적, 경제적으로 요지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러한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개발하고자 하는 정책은 펴지 못하고 있는것이 너무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무엇하나 내세울 만한 해양관련 산업이 하나도 없다니 삼면을 바다로 가진 나라로써 너우 아이러니 한 것 아닌가?
바다와 인접한 민족일쑤록 바다와 관련된 기술들이 발달되고 문화가 형성된다. 그런대도 우리가 가진 땅보다 더 많은 바다를 소유하면서조차 개발의지가 보이지 않고 그저 구호만 난무한다는건 정치하는 자들의 태만이라고 밖에 할말이 없다.
그동안 해양강국이라고 떠들어대면서 단지 지정학적 위치만의 혜택에 젖어 투자와 개발을 하지 않은 부산항의 현주소가 무엇인가? 도리어 지정학적으로 한국보다 더 불편한 중국의 대규모 항만들이 동남아 지역의 해양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왜 해양 물류중심지였던 태평양의 요지가 한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했는지 누가 변명해주길 바란다.
해양국가면서도 어업의 발전은 여전히 제자리 답보 상태고 해양 관련 스포츠는 걸음마 단계에서 특권층의 전유물로 전락했다. 해양 관련 산업이 육성 되지 못하였기에 오히려 해외에서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다.
관련 산업을 즐기고자하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산업 인프라가 전혀 정비되거나 육성되지 못한건 너무 어이가 없다. 아직도 우리의 해양 스포츠는 여름 휴가철 해수욕장에서 튜브타는게 전부인게 말이 되느냐는 소리다. 그저 눈요기꺼리로 비치 발리볼이나 유치하는 행정당국의 안일하고 단기 수익위주의 관심받기식의 행정이 이대로 괜찮단 말인가...
한국의 제2도시의 부산은 내세울 산업이 사라졌다 . 무역도 해운 사업도 이미 도퇴되어버렸다. 부산만의 일이 아니다. 그냥 방치되어버린 해안지역들이 자연파괴로 몸살을 알고 있어 관광산업 육성의 기회조차 사라지게 하고있다.
분명 한국내에서 산업발전은 이루어 져야한다. 하지만 미래의 불투명한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지지 못해선 살아 남을수가 없다. 농업도 관광 산업도 발전 가능성이 있다면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한다. 왜우리는 관광의 명소가 자연적으로 명소가 됐을꺼라 생각할까?
왜 애머랄드빛 바다는 아름답고 쪽빛 바다는 아름답지 않다고 판단하고야자수는 이국적이지만 소나무는 관광자원이 될수없다고 보는가...대륙을 탐험하던 유럽에서 왜 굳이 아시아의 것들이 아름다움의 상징이 됐는지 생각해보라.
우리가 이국적인걸 봤을때 아름다워하듯 그들에겐 이미 너무 자연스러운 애머랄드빛 바다와 야자수는 관광자원으로써 활용하기에는 식상해져 있거나 너무나 일상적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아시아의 것들이 더 이국적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많다. 사람은 자신의 고장에 외지인이 관광오면 무엇이 볼께 있어서 오느냐고 반문한다. 바로 그곳에 관광산업육성의 묘미가 있으며 골든키가 존재한다.
이한우 관광공사 사장이 말했듯 우리는 우리의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아름다움과 한국다운 문화가 더이상 사라지고 없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며 가장 한국다운 것을 지켜 나가야 할것이다.
그 일환으로써 농업은 지켜지고 보호되어야 한다. 우리의 문화는 농업중심의 사회란걸 어필해야한다. 농촌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유럽의 포도밭과 보리밭이 영화처럼 아름답다고들 하지만...
우리의 가을 들녁의 누런 곡실들이 물결치는 모습역시 장관이란걸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처럼 유통단계를 개선시켜주려는 배려와 농업육성에 대한 투자가 없는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농업은 십수년후 사라질수밖에 없다. 농업은 아무나 지을수있는게 아니다.
도시인이 간혹 말하듯 농사나 지으러 가야지...이런 넋두리 처럼 쉽게되는게 농사가 아니다. 오랜세월의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 이런건 현장체험으로 습득되는것이지 단순히 책에서 인터넷에서 배울수있는게 절대 아니다.
한번 농업이 사라진다면 후 다시 땅에 힘을 되돌려 농사로 수확을 얻어내는데 50년의 세월이 소요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으 농촌문화를 재현하는건 몇백년을 투자하더라도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이미 농촌의 정취는 노인들만이 간직하고 있다.
이후 도시의 시민들이 귀농한다면 도시풍의 농촌처럼 짜여진듯 돌아가는 농촌이 될지도 모른다.농촌의 정겨움이 아니라 가식적이고 획일적이며 산업적인 냄새가 풍기는 담이쳐진 고립되고 소통이 없는 삭막한 도시형 농촌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농촌은 우리의 경제와 산업 안보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신과 문화까지 포함된 최하위에서 우리의 영혼을 지탱해주는 근간이란걸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자 더쓴다면... 요즘 농민들이 데모라도 하면 도시민들은 한소리씩한다.누가 농사 지으라고 했느냐... 왜 문제만 생기면 나라에 돈을 지원하라고 협박하느냐
농촌사람이 더 무섭다 등등 부정적인 글이 나오는데... 솔직히 그런 악한 나쁜 사림 몇몇때문에 농민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아무리 우리가 돈을 지불하고 쌀을 산다손 치더라도 그들이 흘린땀으로 만들어진 쌀과 반찬으로 생명을 이어나가는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들이 없다는 당신이 농사를 직접 지을껀지 생각해보라 여건이 안되고 다른 기술을 배우지 못해 할수없이 농사를 짓는다 하더라도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당신도 역시 지금 편안히 펜대를 굴리면서 일할순없다는걸 기억하고 그들이 일년간 피땀을 흘려지은 농사가 하다못해 최소한 땀의 댓가를 받을수있도록 그들의 노동력에 정당한 보상을 주어져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기억하고 우리모두 항상 감사하자...
우리들을 위해 하층이라는 서러운 삶이더라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그들을 누가 욕할수있단 말인가..그리고 자본주의적 하층민일뿐 인간으로써 까지 하층민들은 아니다.
오히려 농민들이야 말로 우리보다 더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정직한 자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연속에서 자연이 베푸는 만큼 좌절도하고 수확도하는 그들의 우직함에 나는 오늘 하루도 감사한다.
지금이순간 우리가 그들의 눈물젖은 애원에 대해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면 그들은 도대체 누구에게 하소연 하란말일까... 조금더 우리의 농민에게 관심과 애정이 필요할때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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