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똥만 남는다" 손해만 보는 한우산업 구조 어떻게 해야 하나?
최고 한우 도매가격이 30%나 대폭락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 사료값은 오히려 50프로 이상 상승해서 축산업자들은 소를 팔수록 손해인 최악의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하죠. 하지만 도매가격이 폭락했다는 말에 오래간만에 저렴하게 한우 소고기를 먹어 볼까 해서 나가보면 소비자가로 파는 한우 가격은 크게 변화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일단 한우 도매가가 떨어진 이유는 한우 소비에 비해서 전국적으로 한우사육 두수가 급격히 늘면서 벌어지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정상적인 도소매 간의 하락폭의 차이 혹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가격 차이는 그 간극이 너무 극심합니다.
2024년 5월달 한우 평균 도축 도매가격은 1kg당 작년 23,475원에서 16,846까지 28.2%폭락했지만 소비자가는 작년 6월 100,445원에서 91,620원으로 8.79%하락하는데 그쳤습니다. 반면 식당에서의 가격은 오히려 인건비와 물가 상승으로 꾸준히 상승해서 1인분 한우 가격이 6만원대를 넘어섰습니다.
사육두수의 폭증이 소값 하락을 일으키고 과 사료값 폭등이 한우 사육의 채산성을 악화시켰다곤 하지만 손실을 고스란히 농가에게만 전가되어 한 마리를 팔면 142만 원의 순손실이 발생한다는 건 한우산업 유통구조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상황인걸 반증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한국은 세계화를 시작하면서 피할 수 없던 수입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항하기 위해 신토불이 캠페인을 모토로 한 한우가 맛있다는 우리 농산물 소비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쳤고 분명 한우 브랜드에 대한 큰 인식의 변화를 이뤄냈습니다. 그랬기에 엄청난 글로벌 육우 산업들이 쏟아내는 값싼 수입 소고기들의 포화 속에서도 한우 브랜드만의 고급스럽다는 인식과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육우 산업의 규모 면에서 해외 육우를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 농가들은 한우의 품질과 가격의 차별화로 위기의 순간을 이겨냈고 이때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이 마블링 투플러스라 불리던 1++이었습니다. 이 정책은 주요했고 큰 성공을 이뤄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우의 우수성이라는 이미지를 마블링으로 설명하려던 우리 한우는 시간이 흐르면서 건강에 더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로 오히려 불포화 지방산이 가득한 나쁜 소고기가 아니냐라는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고 널뛰는 소고기 가격에 화가 난 국민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한우가 최고의 고기라는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조롱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겐 지방 마블링이 있는 소고기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최고의 맛으로 자리 잡고 있기에 여전히 한우란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최고로 치는 선물 중 하나로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한류 붐을 타고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블링을 가진 한우 소고기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서의 관심 역시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수입 고기가 한우에 비해 질이 떨어지거나 맛이 없고 저렴한 가격만이 장점인 한우의 대체제 정도의 고기일까? 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실제로 수입 냉장육과 한우의 맛과 질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게 사실입니다. 오히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검증된 품종을 다량 보유하고 육종 중인 수입 소고기의 상위 등급이라면 수입고기가 더 질이 좋은 경우도 많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수입고기가 분명 더 좋은 방목 환경에서 인위적이지 않는 풀을 뜯으며 사육되기에 고기의 질이 좋긴 하지만 신선도면에서 한우와 수입고기의 차이가 크게 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과거 초창기 수입고기는 분명 질나뿐 고기가 들어오기도 했고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수입고기에 대한 제도가 정비되고 유통과정이 개선되면서 많은 발전을 이뤘습니다.
또한 수입고기의 경우 급속냉동 상태로 오는 고기들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등급이 높은 고기들은 냉장 상태로 오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분명 급속냉동된 고기라고 해도 근육 조직 내부에 날카로운 얼음 결정들이 생기면서 조직이 파괴되고 조리 시 육즙이나 더많이 빠져나가면서 식감, 맛이 냉장육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냉동육의 경우고 지금은 냉장육도 많이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수입 고기를 구입할때 한우에 버금가는 하이클래스부터 저렴한 가성비 고기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진 상황입니다.
고기의 신선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공의 위생 수준과 진공포장 수준 그리고 적절한 보관온도가 관건인데 수입 고기는 현장에서 도축 즉시 각 부위별로 위생적으로 진공 포장되어지고 3일 안에 검역 통관 마친고 적정온도로 맞춘진 냉장 혹은 냉동 전용 컨테이너에 저장 후 선박에 실어 10~14일 안에 한국으로 운송됩니다. 해외 택배 처럼 두 달 세 달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국 도착 후에는 한국정부 규정에 따라 모든 검역을 마치고 출고되는데 4일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아무리 길어도 20일 안에 모두 이뤄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기는 막 잡은 생고기는 오히려 맛이 없고 사후 경직으로 인해 육질이 질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모든 고기는 숙성 기간을 거쳐야 맛이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 모든 육류는 부위별로 진공 포장되며 -1 ~ 1℃로 유지되는 냉장 컨테이너로 운송됩니다. 특히 냉동이 아닌 냉장육은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천천히 숙성되는데 이 과정을 거쳐 육즙이 더욱 풍부해지고 육질이 부드러워져 한국에 도착할 때쯤이면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에 도착한 냉장 수입고기를 먹어보면 한우 못지않게 신선하고 맛있다고 느낄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한우? 어찌 보면 그냥 부모세대가 그랬었고 한우가 맛있다는 모토의 광고와 캠페인을 자연스레 보고 자라면서 세뇌되듯 그럴 거라는 맹신이 생긴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농민이 정성 들여 키운 우리 농축산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한우는 지켜져야만 하고 부족한 면이 있다면 더 발전시켜 나가야만 할 우리의 소중한 먹거리 산업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비정상적 유통구조 속에서 한우를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품종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실제 해외 최고의 품종 소들보다 더 맛있다고 한들 이런 수익구조와 축사의 경영 구조로는 한계가 너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우리도 이제 전문적으로 한우 품종을 개량하며 사육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현대적 설비와 사육방식으로 기업형으로 운영하시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우의 브랜드 가치를 애국주의 캠페인에 기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국가적 노력 속에서 정작 한우를 힘들게 키워봐야 실제 비싼 가격으로 이득 보는 건 한우산업 육성에 크게 관련도 없는 중간 도매상들일 뿐이고 실제 사육 농민들은 손해만 보는 희한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심한 상황입니다. 축산업자와 정부 그리고 소비자들이 한우에 대한 인식과 브랜드 가치를 이만큼 만들어놨는데 그 과실은 유통업자들이 다 가져가는 상황이란 말이죠... 더욱 거세져가는 수입고기에 대해 한우의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유통구조가 이런 식으로 비정상적으로 유지된다면 결국 한우는 시간이 갈수록 수입소들에 밀려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매년 한우 가격이 널뛰면서 빠짐없이 매해 나오는 뉴스지만 본질적인 유통구조의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게 너무 답답한 노릇입니다. 정권이 바뀌면 나아지려나 기대를 해봐도 그 어떤 정권이 들어 서도 이 부분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낼 용기 있는 정치세력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한우가 더 맛있다는 애매한 애국주의에 호소하는 구호로는 한우를 지킬 수 없는 오픈 마켓의 시대입니다. 누구나 버튼 클릭 한 번으로 고급 수입 냉장고기를 집 앞으로 배달해 먹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한우 농가들이 수십 년 후에도 생존해서 품종 개량을 통해 세계적인 한우 브랜드로 발전시키고 수입고기와 경쟁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농가들이 진정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정적 수입을 거둘 수 있는 마진 체계를 가진 유통구조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 농가에서 자체적 브랜드 파워를 키워갈 수 있도록 개별 농가들이 근본적인 판매 수익의 비율 자체가 높아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를 정비해주고 널뛰는 사료 값을 안정화시킬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먹거리 산업은 기후 변화에 직면한 전 세계 있어 무기화를 우려할 정도로 각국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먹고리산업인 한우 산업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육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조금 더 유통구조의 개선을 위해 신경을 써주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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