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 저항권과 무력 행사: 어디까지가 민주항쟁이고 어디부터가 폭동인가?
정치적 신념이 무력으로 표현될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이는 단순히 법적 기준이나 제도적 논리만으로는 해석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왜냐하면 정치적 신념은 개인의 이념과 가치, 사회적 경험, 시대정신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고도의 주관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민주항쟁과 폭동의 경계를 역사와 학문적 해석으로 본다면 어떨까?
대표적인 사례로 1980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들 수 있다. 당시 시민들은 전두환 군부의 비상계엄 확대와 무자비한 탄압에 저항해 일어섰다. 군사정권은 이를 ‘폭동’으로 규정했으나, 지금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정당한 국민 저항권의 행사로 인정된다. 이처럼 당시 정권의 입장과 시간이 흐른 후의 국민적 합의는 전혀 다른 판단을 내렸다.
반대로, 만약 오늘날 어떤 집단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무기를 들었다면, 그 또한 정당화될 수 있을까? 그들은 자신들이 보기에 현 정권이 부정부패하고 국민을 속인다고 믿고 행동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믿음이 정당화의 근거가 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정치적 신념의 객관화는 가능한가?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혁명론』에서 “폭력은 도구이며, 정당한 목적을 가진다고 해서 그 수단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즉, 정치적 목적이 아무리 정의롭다고 하더라도 폭력은 반드시 그 정당성을 별도로 입증받아야 한다.
프랑스 혁명과 같이 국민의 저항권이 인정된 사건이 있는 반면, 나치 독일의 민중 동원, 또는 루안다의 집단 학살처럼 다수의 정치적 신념이 오히려 참극을 불러온 사례도 있다. 결국 정치적 신념은 수단과 결과, 그리고 역사적 맥락 속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선동과 책임의 문제에서 접근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선동당한 민중도 책임이 있는가?” 이는 6·25 전쟁 당시 남한에 잠입한 간첩에게 동조하거나, 북한 주민들이 체제 선전에 의해 공산주의를 수용했던 경우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이들을 모두 처벌하지 않는다. 지도부의 기획과 의도, 조직적 행위에 책임을 묻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국민 전체가 아닌 지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국제법 원칙과도 일치한다.
법과 윤리의 경계에서 책임과 용서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떨까?
국가란 정당한 폭력 독점을 기반으로 질서를 유지한다. 하지만 그 독점이 부당하게 사용될 경우 국민은 저항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 저항이 무기를 들거나 공공질서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나타날 경우, 그것은 반드시 명확한 절차와 정당성, 공감대를 확보해야만 민주적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상대방도 동일한 논리로 “나 역시 정의를 위한 폭력”이라 주장할 수 있으며, 이는 끝없는 내전과 사회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며, 폭력은 그것이 아무리 선한 의도라도 최후의 수단이어야만 한다.
이 모든 관점에서 숙고 해본 결과 여전히 어리석과 나약한 내가 내린 결론이 도달한 곳은 이곳이다.
우리는 완벽히 옳거나 완전히 틀린 정치적 판단이라는 것을 할 수 없는 정치적 한계를 가지고 태어난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역사적 사건은 그 시대의 복합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정치적 신념은 절대 진리가 아닌 상대적 판단임을 인정해야 한다. 다수가 믿는다고 진실이 되지 않으며, 개인이 정의라고 믿는다고 그것이 정의가 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폭력의 사용을 주장하기 전에, 그것이 진정 다수의 자유로운 숙의와 논의, 그리고 명확한 목적을 동반한 합의의 결과인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이름을 빌린 또 다른 형태의 권위주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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