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3 : 4화 서부 개척민들은 왜 서부 횡단 기차를 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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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3 : 4화 서부 개척민들은 왜 서부 횡단 기차를 타지 않았을까?

by GhostJiN 2024.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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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3 : 4화 서부 개척민들은 왜  서부 횡단 기차를 타지 않았을까?

 

미드 1883 첫회에 셰어는  이민자들 호송을 도와줄 카우보이를 찾기 위해 웨이드와 에니스를 칼혼 호텔 로비에서 만나 식사 대접을 하면서 이주민 호송에 대한 고용 제안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때 셰어는 웨이드에게 오리건주에 도착하면 텍사스로  편하게 돌아올 수 있는 기차 티켓을 주겠다고 이야기하는 장면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그리고 제임스 가족 역시 기차를 이용해서 테네시주에서 텍사스로 오는 장면도 기억하실 겁니다. 

 

아마 많은 시청자들이 1883 4화에서 서부로  향하는 이민자들이 풍토병이나 야생짐승 혹은 강도에게 생명을 위협을 받을뿐아니라 브라조스 강을 지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는 안타까운 장면을  보면서 왜  지난 1화에서 보았던 기차를  이용해서 안전하게 서부로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이 당시 시대적으로 아직 기차가 서부와 동부사이에는 연결되어 있지 않았을까요? 정답은 "아니다" 입니다.

 

대륙횡단철도 노선과 미국 철도망

 

이미 14년 전인 1869년 5월 10일, 미국 대륙횡단 철도는 이미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동부의 유니언 퍼시픽 철도 회사는 오마하에서 시작해서 서쪽으로 1,747km의 선로를 건설했고 서부의 센트럴 퍼시픽 철도 회사는   새크라멘토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1,110km의 선로를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회사는  유타주 소금호수 옆 프로몬트리 언덕 정상에서 만나 기념식을 거행함으로써 역사적인 미국 대륙횡단철도는 완성되게 됩니다. 이때부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륙 횡단 철도 여행을 할 수 있게 되고 더 이상 서쪽으로 향하는 여행자들은 마차를 타고 몇 달이나 걸리는 길고 위험한 여행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심지어 1876년 6월에는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급행열차(Transcontinental Express)를 타고 갈 경우 약 84시간이면 충분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철도를 이용하면 단 며칠 만에 안전하고 편안하게 미국 서부를 횡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횡단철도가 완공된 지 무려 14년의 시간이 흐른 시점에 왜 대중화되어있는 철도를 이용하지 않았을까요? 더욱이 과거 역마차 여행 대비 기차 여행은 약 10% 정도로 요금이 저렴해졌고, 속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는 기사내용도 있기에 더욱 궁금했습니다.

 

여러 미국 내 커뮤니티를 검색해 본 결과 몇 가지 수긍할만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은 대부분  그리 풍족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보았듯 이 이주 행렬에서 상당수의 사람들은 마차도 없이 낡은 옷을 입거나 아예 윗옷을 걸치지도 못하고 오직 걸어서 서부의 희망을 찾아 이 여정을 이어 갔다고도 합니다.  그나마 마차를 가지고 있는 여유가 있던 사람들은 이전 삶의 터전에서 사용하던 온갖 생활 가구와 생계를 위한 농기구 등을 그대로 모두 옮겨 가려고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살림을  마차에 최대한 싣고 움직여야 하기에 승객 요금뿐 아니라 마차까지 포함한 화물 비용까지 모두 감안해서 생각해 본다면 이주 비용이 어마 어마 했을 겁니다.

 

한 미국인이 서부개척시대 영화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보면 "나의 증조할머니는 가족들이 기차를 탈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1912년에 마차를 타고 서부로 여행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가 완전히 현실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라고 말하는 걸 봐서 1900년대 초기에도 여전히 마차를 이용해서 서부로 가는 경우가 많았던 듯합니다.

 

드라마 1883을 참고로 만든 각도시와 이동로 철도 서부 이동루트를 표시해 봤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강과 늪을 마차로 건너기 위해 기존 가지고  있던 상당수의 짐들을 어쩔 수 없이 다 버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필수품만 챙겨서 간소하게 가야 한다면 기차로 가는  거랑 뭐가 다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철도 이용 요금이 얼마였길래 굳이 불편한 마차를 고집할까 싶어 당시 요금을  찾아봤습니다.

 

그 당시 이 루트와 동일한 거리를 이동해 서부로 가는 기차 요금은 1인 승객 편도 티켓 한 장이 65달러였습니다.  짐을 배송하는 요금이나 화물운임료에 대해서는 찾을 수가 없어서 대략적 비용을 알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당시 남아있는 자료들에 따르면 미국인 1년 평균 연봉은 300달러 수준 정도였다고 하니 승객용 좌석 티켓 1장의 비용이 65 달러라면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더욱이 당시 자녀도 많은 시대였고 가족 구성도 큰 규모이던 시절이다 보니 최소 5인 가족이 타기 위한 탑승권만 1년 연봉 이상을 다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그렇게 많은 돈을 감당할 방법이 없던 시절입니다. 지금처럼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출퇴근 가능한 일자리가 다양하고 풍부한 시절은 결코 아니었으니까요.

 

근데 다시 생각해 보면 더튼 가족은  테네시에서 텍사스 포트워스까지 간단한 여행용 가방만 지니고 기차를 타고 왔습니다. ( 서부로 가던 마차 여행 중 엘사가 청교도 부부에게서 바지를 구입할 때 금팔찌 장식을 떼어내서 거래하는 걸 봐서 모든 가재도구를 다 처분하고 지니기 가볍고 편한 금으로 바꾼 듯합니다). 그것도 아내와 아들, 딸  그리고 여동생과  조카까지 무려 다섯 명이 기차를 타고 옵니다. 제임스는 유럽에서 이주해 온 가난한 유럽인들과 달리 테네시에서 꽤 부유하게 살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욱이 남부군 장교를 할 정도였다면 테네시에서도 꽤 큰 농장을 소유한 집안이었을 겁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더라도 더 나은 삶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제임스는 서부의 오리건 혹은 워싱턴주를 향해 가길 원한 듯합니다.

 

서부시대 기차와 웨건(마차)

 

하지만 원하는 대략적인 목적지가 오리건 동부해안 지역이라면 제임스는 굳이 테네시에서 기차를 타고 텍사스 포트워스로 올 것이 아라니 바로 오리건으로 이동하거나 돈이 여유가 안된다 하더라도 텍사스까지 올 비용이라면 충분히 오리건 트레일( 당시 가장 유명한 서부 마차 이주 경로중 하나)의 출발점인 미주리 캔자스시티로 바로 갈 수도 있었는데 굳이 수 천 킬로를 손해 보는 경로에 놓인 텍사스 포트워스로 간 이유가 석연치 않긴 합니다. 

 

그러나 더튼 가문이 오리건이나 워싱턴주가 아닌 몬태나에 뿌리내린 걸 봐선 제임스는 정해진 목적지가 있다기보다는 자신이 바라는 최상의 땅을 찾기 위해 미국의 미개척 지대들을 모두 경유할 수 있는 남부 끝 텍사스부터 북서쪽 끝 워싱턴까지 천천히 마차를 몰고 가면서 모두 샅샅이 뒤져보려고 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충분히 안정적으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던 더튼 가족은 가장인 제임스가 정착하고 싶은 곳을 찾을 때까지 계속 여행할 것이라고 결정했기 때문에 마차를 타고 여행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 1883 4화 서부 개척민들은 왜  열차를 타지 않았을까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드라마를  보심에 있어 많은 배경 지식이 되시길 바라며 더욱 알찬 드라마 감상이 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에피소드 4에 나오는 등장인물을 정리한 그림을 올리면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오늘하루도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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